세계 자동차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그 자리를 전기차(EV),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용 인공지능, 커넥티드 카 기술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적용되며 자동차 산업의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통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테슬라, 바이톤, 리비안, BYD와 같은 신생 기술 기반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반도체 기업까지 자동차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상황입니다. 본문에서는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요 트렌드를 ▲전기차 보급 확대 ▲자율주행 기술 진화 ▲글로벌 OEM 기업 전략 변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상세히 정리합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배터리 산업 경쟁
2025년은 ‘전기차 대중화’의 전환점이 되는 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과 배터리 생산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생산·소비 모두에서 EV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자리잡았으며, 전년도 한 해 동안에만 8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판매되었습니다. 특히 BYD는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 유럽 등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급속히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테슬라 역시 기가팩토리 확장과 모델 다양화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 유지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배터리 산업 역시 활발한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배터리 소재와 생산 기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또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확산은 단순히 완성차 업체의 문제를 넘어 공급망, 에너지, 자원 외교 등과 긴밀하게 연결된 복합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와 규제 현실화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시험 단계에서 벗어나 점진적인 상용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바이두의 ‘아폴로 고’ 서비스가 베이징과 우한 등지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도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에서 레벨3 인증을 받은 모델 S-Class와 EQS를 출시하였고, 혼다는 일본 내에서 레벨3 차량을 상용화한 첫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레벨2+ 수준의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을 넘어 레벨3 단계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규제’와 ‘책임소재’ 문제입니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누구로 둘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으며, 각국의 교통법규도 자율주행 기술 적용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AI 연산 능력, 고정밀 지도 및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들이 동시에 발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도 자동차용 SoC(System on Chip)와 AI 모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레벨3 이상 차량의 본격적인 보급보다는, 도시별·국가별로 제한된 구역에서 자율주행 셔틀, 로보택시, 물류 배송차량 등의 형태로 실증과 상용화가 동시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은 앞으로 10년간 자동차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환 전략과 생존 경쟁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포드, GM,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 그룹 등은 모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체 배터리 생산,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OTA(무선 업데이트) 기술 도입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MEB’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ID 시리즈를 출시하며 유럽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 역시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아이오닉, EV 시리즈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그동안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EV 전략’을 강화하며 2026년까지 10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GM은 ‘얼티엄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기 픽업트럭,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포드는 전기 F-150, 머스탱 마하-E 등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OEM들은 단순히 엔진을 전기모터로 교체하는 수준이 아니라, 차량 전체를 ‘소프트웨어 중심 디바이스’로 재설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의 미래 경쟁력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역량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완성차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자체 운영체제(OS), 커넥티드 플랫폼, 인포테인먼트 UX 등 다양한 디지털 요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애플카 프로젝트는 다소 정체된 모습이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넘어 차량 전용 OS까지 진출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자사 AI 음성비서 ‘알렉사’를 다양한 차량 브랜드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자동차 산업의 수직 계열화 모델에서 벗어나, 생태계 기반의 수평적 협력 모델로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향후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 아닌 ‘모바일 스마트 공간’으로 진화하며, 기술 융합이 필수적인 산업이 될 것입니다.
2025년의 세계 자동차 산업은 그야말로 전환과 경쟁의 시기입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자율주행과 AI 기술은 미래 시장의 패권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OEM들의 전략 변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재편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은 완성차, 부품, 기술, 에너지, 통신이 융합되는 ‘초융합 자동차 산업’의 시대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 흐름에 맞는 전략적 시야를 갖는 것이 자동차 산업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