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 전기차 시장은 기술 혁신과 정책적 지원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르노는 유럽을 대표하는 전기차 제조사로서,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과 배터리 기술, 자율주행 솔루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 3개 브랜드의 기술적 특징과 전략을 비교 분석하며, 유럽 전기차 산업의 현재 수준과 미래 가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폭스바겐: MEB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대중화 전략
폭스바겐은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한 MEB(Modular Electric Drive Toolkit) 플랫폼을 기반으로 ID. 시리즈를 적극 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 모델인 ID.3, ID.4, ID.5는 유럽 시장은 물론 중국, 북미 등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가격과 성능의 균형을 맞춘 전략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MEB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과 유연성입니다. 다양한 차종에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배터리 크기 조절, 후륜·사륜 구동 방식 선택 등 맞춤 설계가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원가 절감에도 성공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77kWh 배터리 기준 500km 이상의 주행거리, 125kW 급속 충전 지원, 디지털 인터페이스 강화, OTA 업데이트 지원 등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향후 차세대 SSP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통해 완전자율주행 기반 기술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또한 폭스바겐은 유럽 내 자체 배터리 셀 공장(기가팩토리) 건설 및 소프트웨어 전문 자회사 Cariad를 통해 차량 전자 플랫폼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어, 단순 제조사가 아닌 모빌리티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벤츠: 프리미엄 전기차 기술의 정점
메르세데스-벤츠는 전통적으로 프리미엄 세단과 SUV 시장의 강자였으며, 전기차 시대에도 이 같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기술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 전기차 라인업인 EQS, EQE, EQB, EQS SUV 등은 EVA2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되어 고성능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EQS는 특히 107.8kWh 대용량 배터리, 최대 770km(WLTP 기준)의 주행거리, 350kW 초고속 충전, MBUX 하이퍼스크린 등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평가받습니다. 벤츠는 전기차에서도 내연기관 프리미엄 모델에서 강조했던 정숙성, 고급 인테리어, 첨단 안전 기술을 그대로 계승하며, '럭셔리 전기차'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레벨3 자율주행 인증을 획득한 세계 최초 브랜드로서, 독일 고속도로에서 Drive Pilot 시스템을 일부 운행 중이며, 이는 향후 전기차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입니다.
벤츠는 향후 모든 모델을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MMA, VAN.EA 등)로 전환하고 있으며, 2025년 이후 모든 신모델은 EV Only 전략을 취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전동화 전환에 있어 가장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르노: 소형 전기차와 실용 중심 기술 선도
프랑스의 르노는 실용성과 접근성 중심의 전기차 전략을 펼치며, 유럽 내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대표 모델인 조에(ZOE)는 오랜 기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비용 효율성과 일상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르노는 전기차 전용 CMF-EV 플랫폼을 통해 메간 E-테크(E-Tech)를 출시하며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향상된 주행 성능을 선보였습니다. 이 플랫폼은 향후 알파인, 닛산 등과 공유되며,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전기차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60kWh 배터리 기준 450km 주행거리, 130kW 충전 지원, 리얼타임 EV 모니터링 앱, OTA 업데이트 등을 지원하며,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르노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 V2G(차량-그리드 연계)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며, 프랑스 내 리사이클링 공장 구축,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 등 ESG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폭스바겐, 벤츠, 르노는 각각 대중성, 프리미엄, 실용성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을 바탕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도 플랫폼 독립화, 배터리 내재화, 소프트웨어 강화 등을 공통 목표로 삼고 있으며, 각 브랜드만의 철학이 기술에 녹아 있습니다. 유럽 전기차 기술은 이제 단순한 전동화를 넘어, 지속 가능성과 디지털 통합, 자율주행 전환까지 포괄하며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차의 방향성을 엿보고 싶다면, 유럽 전기차 기술의 진화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